감사원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골프연습장 불법 설치"공사명은 '초소 조성'"

이장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9 17: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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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문서로 실제 공사 숨겨…관련 부처 승인도 생략, 비서실도 몰라"
"김용현, 공사 중 '외부서 시설 안 보이게 나무 심어라' 등 지시"
"골프 연습 위해 공 타격한 흔적…스크린시설 등은 확인 못 해"
관저 '반려묘실'에 캣타워…뇌물공사·천공 개입설 등은 확인 안돼

지난 2022년 8월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던 한남동 대통령 관저

윤 전 대통령 관저 실내 골프 연습시설[감사원 제공]

[세계타임즈 = 이장성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머물던 한남동 관저에 설치된 실내 골프 연습시설이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의 지휘에 따라 관계 기관의 사전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다.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29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감사원에 따르면 김용현 전 처장은 대통령 관저 이전을 준비하던 2022년 5월 김종철 전 차장을 비롯한 경호처 직원 10여명을 관저로 소집해 골프 연습시설의 조성을 지시했다.이후 김 전 차장은 직원들에게 정문 초소와 보안 시설(골프 연습시설) 조성을 경호처에서 진행하라고 다시 지시했다.이에 따라 경호처는 현대건설에 먼저 공사를 진행하게 한 뒤 같은 해 7월에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대금 1억3천500만원은 준공 이후인 8월에 지급됐는데 전체 대금 중 골프 연습시설 관련은 1억400만원이었다.골프 연습시설은 기존 건물에 69.5㎡를 증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를 위해서는 국유재산법상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경호처는 공사 착수 및 준공 시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김 전 처장은 또 공사 진행 중에 관저를 방문해 '외부에서 (시설이) 보이지 않게 나무를 심어라.' '오른쪽으로 치우친 타석을 가운데로 옮겨라', '골프 연습시설 내부에 깨지지 않는 거울을 설치하라' 등 구체적 지시도 했다.

경호처가 골프 연습시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피하려 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정황도 포착됐다.김 전 차장은 한 간부에게 골프 연습시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지시했고 이 간부는 보고를 거쳐 공사명은 '초소 조성공사', 공사 내용은 '근무자 대기시설'인 것처럼 사실과 다른 공사 집행계획 문건을 작성했다.이에 따라 서류만으로는 국회와 외부 기관 등에서 관저에 골프 연습시설이 설치된 사실을 알 수 없게 됐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감사원은 "경호처 당시 처장·차장은 시설이 처음부터 대통령이 이용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며 "대통령 이용 시설(조성)은 비서실에서 수행해야 할 업무로 경호처의 수행 업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심지어 대통령실 역시 직접 관저 내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로 인해 시설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정진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도 2024년 11월 국정감사에서 해당 시설에 대해 "창고인 줄 알았다"고 답변했는데,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감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서실 돈도 있는데 왜 경호처가 저렇게 해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다.감사원은 또 현장 점검 결과 시설에서 골프 연습을 하기 위해 공을 타격한 흔적도 확인했다고 밝혔다.다만 당초 스크린골프장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스크린이나 빔프로젝터 등은 없었다고 감사원은 덧붙였다.한 관계자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쳤는지 확인되지 않지만, 골프 연습을 위해 공을 타격한 흔적은 확인됐으나 스크린 시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호처는 현대건설이 공사에 앞서 계약 체결을 요청했는데도 먼저 공사를 하도록 했으며 서울 용산구와 건축 신고 협의나 착공신고 등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감사원은 대통령비서실도 관저의 건물·토지에 대한 관리를 부실하게 해 골프 연습시설이 장기간 미등록·미등기 상태로 유지됐다고 지적했다.감사원은 보고서에서 골프 연습장 설치를 윤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는지, 공사 과정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이는 감사원이 현재 수감 상태인 김 전 처장으로부터 지시 여부에 대한 답변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감사 결과 김 전 처장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골프 연습시설 내부 인테리어 시안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돼 윤 전 대통령도 공사 과정을 미리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골프 연습시설 공사를 현대건설이 맡은 것을 둘러싸고 부산 가덕신공항 등 국책사업 수주 등 대가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번 감사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은 파악되지 않았다.감사원 관계자는 "작은 규모로 손해가 나는 공사를 현대건설이 왜 했는지는 미스터리이지만 뇌물이라고 할 부분을 찾아낸 바 없다"고 밝혔다. "공사 당시 상무와 현장소장은 '회사 고문으로 있는 사람의 지시를 받아서 했다. 내막은 모른다'고 진술했다"며 "현대건설이 특정한 의도를 가졌느냐는 부분은 특검에서 밝혀지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감사원은 현대건설도 공사 전체를 일괄 하도급을 준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법이 금지하는 사항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현대건설이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을 대신 부담할 것을 요구, 해당 업체는 1억9천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은 이에 따라 경호처에 골프연습장 조성에 관여한 일부 현직 공무원에 대한 징계 및 건설회사에 대한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감사원은 현장 조사 과정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관저의 캣타워, 히노키 욕조, 다다미방 관련 서류도 확인했다고 전했다.이 자료에 따르면 캣타워 금액은 173만원, 히노키 욕조 1천484만원, 다다미는 336만원으로 나타났다.캣타워의 경우 관저 침실 인근에 마련된 '반려묘실'이라는 고양이 전용 공간에 설치돼 있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이 밖에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 이전의 결정 경위 등도 확인했으나 특별히 확인된 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일각에서 제기됐던 천공 등 역술인 개입설에 대해서는 국회의 감사 요구사항을 벗어난 부분이고, 이를 파악해야 할 특별한 정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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